대한소아비뇨의학회 박관진 회장(서울대 어린이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지원하는 전공의가 줄면서 외과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부족한 것은 물론 모 대학병원은 외과 전체 전공의가 1명이거나, 나이 지긋한 교수가 당직을 서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런 현실은 외과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아청소년을 진료하는 소아 외과, 소아청소년 신경외과, 소아 비뇨의학과 등에도 영향을 주면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본지는 대한소아외과학회 오정탁 회장(세브란스 어린이병원장) 인터뷰를 시작으로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대한소아비뇨의학회 회장 등을 만나 현안을 풀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 대한소아외과학회 오정탁 회장(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원장)
- 대한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 - 양국희 회장(일산병원 신경외과 교수) 
- 대한소아비뇨의학회 - 박관진 회장(서울대 어린이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대한소아비뇨의학회 박관진 회장(서울대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
대한소아비뇨의학회 박관진 회장(서울대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

소아비뇨의학과의 문제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환자 수가 감소하는 것은 물론 비인기과라는 문제까지 겹치면서 의사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대한소아비뇨의학회 회원 수는 약 250명이다. 이 중 40명 정도만 임상에서 활동하는데, 이마저도 성인 환자를 진료하면서 소아도 같이 보는 형태다.

대한소아비뇨의학회 박관진 회장(서울대 어린이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은 정부가 숫자놀음을 그만두고 앞장서서 소아비뇨의학과 의사를 키우지 않으면 소아비뇨의학과 진료 체계는 무너질 것이라 경고했다. 

- 비뇨의학과는 성인과 소아 진료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성인 대상 비뇨의학과는 수술이나 진료 결과를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방광요관역류나 요로폐색 등의 요로계 이상이나 왜소음경, 성((性)분화이상 등 소아 질환은 진료한 후 결과를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린다. 심지어 소아가 청소년 또는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도 한다.

그래서 소아비뇨의학은 학문적으로 모호한 부분이 매우 많다. 의사가 경험을 쌓고,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환자를 지켜봐야 한다. 이런 것을 알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비뇨기계 문제가 있었던 소아는 성인이 돼도 어려움을 겪는다. 비뇨의학과에서 진료받으면, 의사가 환자의 질병에 대해 잘 모르고, 그렇다고 성인이 소아비뇨의학과에서 진료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전이성 비뇨의학(Transitional Urology)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 소아비뇨의학과 환아들의 중증도가 낮아졌다고 들었다. 

2010년 이후 병원에서 중증도가 높은 비뇨의학과 소아를 본 적은 거의 없다. 아마도 산모들이 산전 진찰을 통해 기형 여부를 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증도 높은 질환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 비뇨의학과 학문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의사는 젊었을 때 여러 가지 케이스를 경험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본인이 원래 잘하는 수술만 고집하게 되기 때문이다. 

- 현재 소아비뇨의학과가 안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소아외과나 소아신경외과 등이 겪는 어려움과 비슷하다. 우리 과만의 어려움을 꼽자면 기형을 안고 태어나는 환아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출생률과 맞물려 환자 수가 줄면서 병원 내에서 소아비뇨의학과의 입지도 크게 위축됐다. 환자 수가 줄고, 비인기과다 보니 의사의 실력 즉 술기와 지식수준이 크게 차이를 보인다. 일부 병원에서는 중증도가 조금만 어려운 환자는 아예 빅5 병원으로 가라고 할 정도로 심각하다. 

현재 소아 환자만 진료하는 의사는 서울대병원 2명, 삼성서울병원 1명, 서울아산병원 2명, 세브란스병원 3명, 부산대병원 2명 정도다. 이처럼 대부분 서울에 쏠려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전국에 소아비뇨의학과 팰로우 한 명도 없는 것이 현실

대한소아비뇨의학회 박관진 회장(서울대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
대한소아비뇨의학회 박관진 회장(서울대병원 소아비뇨의학과 교수)

-소아비뇨의학과 팰로우가 전국에 한 명도 없다. 이유는? 

팰로우를 할 수 있는 병원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소아비뇨의학과는 개원해도 생존하기 어려워서다.

이런 상황에서 소아비뇨의학과 팰로우를 하려고 하겠는가!

유럽과 미국 등은 권역별로 비뇨의학과센터가 있고, 일본도 현마다 소아비뇨의학과센터가 있어 소아 환자를 커버한다. 우리나라도 정부가 중요한 지역에 센터를 만들고 소아비뇨의학과 의사를 배치해야 한다. 그래야 소아 환자 치료와 의사 인력 양성 등이 가능해진다. 

- 소아비뇨의학과는 일부 유명한 의사에게 환자가 몰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아이의 비뇨기학적 기형을 발견한 부모가 찾아갈 수 있는 병원은 빅5 병원과 몇 곳뿐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줄 수 있는 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맘카페 등에서 어떤 의사가 유명하다고 하면 환자가 그곳으로 우르르 몰린다.

실제 빅5 병원 중 한 곳은 소아 환자의 50%를 진료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한 두 명의 대가에게 환자가 몰리면 장단점이 같이 존재한다.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때는 학문적 전달이 쉽게 잘 되지만, 그 대가가 은퇴하면 그 진료과가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단점으로 나타난다.

- 소아비뇨의학과를 지원하려는 의사가 점점 줄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소아외과, 소아신경외과, 소아비뇨의학과 등은 어쩔 수 없이 환자가 거의 없고, 그래서 의사들이 지원하려 하지 않는 진료과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가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지원을 해야 한다. 지역의 의대에서 전문의를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소아를 진료할 때 심층상담료를 지급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또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의사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진료할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하고, 전문가를 인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가 전문가 집단은 전문가 의식과 사명감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학회장으로서 학회를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학회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충실할 수 없는 환경이다. 이에 타 병원의 연구자들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이를 통해 융합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고취하는 풍토를 만들 예정이다. 또 학회 회원 및 전공의들의 교육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을 내실화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수술 술기 등을 습득할 여건을 조성하고 수술 워크숍, 대가 교수님들의 수술에 대한 'unedited video work shop' 등 전문의의 교육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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